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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방송 관계로, 끝내기 안타 놓치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 9회초까지 1-3으로 뒤지고 있던 LG는 조인성의 역전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3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연패에 빠져있었고 이날 경기에서도 원활한 타격이 이뤄지지 않아 패색이 짙었지만 이를 보기 좋게 뒤집었다. 한마디로 제대로된 역전극이 연출된 것이다.
그러나 이 장면을 생중계로 볼 수 없었다. 케이블 스포츠 채널의 확대로 '전 경기 생중계' 시대가 열린 현 상황을 고려하면 대단히 억울한 일이었다.
문제는 이날 경기 역시 생중계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그것도 오후 5시 경기를 20분 앞당겨 오후 4시 40분에 경기를 시작했다. 공중파 방송 편성 때문이었다.
9회말 무사 1,2루로 이어지며 한창 열기가 더해가던 중 TV 중계 화면에 비친 것은 '정규 편성 시간 관계로…'란 아주 익숙하지만 여전히 불쾌한 자막이었다. 조인성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며 경기가 종료된 시각은 오후 8시 3분. 그러나 중계는 7시 52분에 이미 끝난 뒤였다. '11분'의 여유 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7시 52분까지 중계할 예정이었음을 미리 예고한 것도 아니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별다른 수고 없이 금방 찾을 수 있다. 지난 2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KIA와 롯데의 경기에서도 흡사한 상황이 일어났기 때문.
이날 경기도 공중파 중계가 이뤄진 가운데 10회말 장성우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며 극적인 승부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 장면 역시 생중계되지 않았다. 10회말 도중 중계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만일 이 경기가 한국시리즈와 같은 '큰 경기'였다면 쉽게 중계를 끊을 수 있었을까. 만약 큰 경기란 이유로 중계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규시즌 경기와 차별을 둔다는 얘기다. 그러나 승부에 귀천은 없다. 한국시리즈란 무대도 역시 정규시즌 1경기 1경기를 모두 지나지 않으면 열릴 수 없다.
이미 중계 시간이 정해져있다는 것은 야구의 특성을 철저히 무시했다는 말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 관념이 철저하다면 편성표 시각과 실제 방송 시각이 다른 경우는 없어야 한다.
사실 당장 중계가 끊어진 것보다 더 슬픈 것은 아마 내년에도, 후년에도, 10년 후에도 똑같은 얘기를 반복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행에 별다른 제재가 없기 때문에 다음에도 똑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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